[여의도풍향계] 허니문은 없다?…여야 가파른 대치전선 왜<br /><br />[앵커]<br /><br />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 사이 신경전이 거세지고 있습니다.<br /><br />신구 권력의 충돌과 함께 여야 사이에 냉각 기류가 빠르게 자리 잡았는데요.<br /><br />이번주 여의도 풍향계에서 그 의미와 배경을 짚어보겠습니다.<br /><br />서혜림 기자입니다.<br /><br />[기자]<br /><br />'허니문은 없다.' 요즘 여의도 정가에서 흔히 들리는 말입니다. 통상 대선이 끝나면 새 대통령 당선인의 통합 메시지에 따라, 여야도 서로를 향해 세웠던 날을 잠시 거두기 마련인데요. 이번 대선 이후의 모습, 사뭇 다릅니다.<br /><br />대선 패배 이후 비상대책위원회를 꾸린 민주당.<br /><br />윤석열 당선인을 '망나니', '투정의 끝판왕'이라는 표현으로 맹비난했고, '취임덕'이라는 신조어까지 동원했습니다.<br /><br /> "미국에서는 '한국에 K-트럼프가 나섰다는 말이 떠돌고, 항간에는 '레임덕이 아니라 취임덕에 빠질 것이라는 이야기까지 나옵니다."<br /><br />국민의힘은 발끈했습니다.<br /><br />새 정부에 대한 민주당의 의도적인 발목 잡기라며 바짝 각을 세웠습니다.<br /><br /> "아직도 여당인 이 분들이 지금 벌써 천하의 혹독한 야당보다도 더 심한 발목잡기를 벌써 시작하고 있다고 보여지는데요."<br /><br />갈등의 기폭제가 된 건 문재인 대통령과 윤석열 당선인, 즉 신구 권력의 충돌이었습니다. 지난 주 두 사람의 회동 무산이 일종의 '신호탄'이었죠. 그 뒤 대통령 집무실의 용산 이전 구상, 한국은행 총재 인사 등을 놓고 첨예한 대립각을 노출하면서 여야 사이 대치 전선도 더욱 가팔라졌습니다.<br /><br />더 시야를 넓혀, 이런 정국의 '급랭' 원인을 정치 일정과 연관지어 볼 수도 있습니다.<br /><br />바로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인데요.<br /><br />4년마다 치러지는 지방선거, 올해에는 6월 1일에 실시됩니다.<br /><br />대선 뒤 84일 만에 다시 열리는 전국 선거죠.<br /><br />이렇게 대선 직후에 지방선거가 열리는 건, 1995년 동시지방선거가 시작된 이후 처음 있는 일입니다. 2002년에도 같은 해 지방선거와 대선이 있었지만, 지방선거가 6개월 앞서 열렸죠.<br /><br />여야가 바짝 긴장하는 이유, 여기 있습니다. 대선을 막 마치고 치르는 지방선거, 결과도 여기에 연동될 수밖에 없는 상황인데요. 민주당이 우세한 현 지방권력 구도의 재편을 놓고 일대 '혈투'를 예고하고 있는 겁니다.<br /><br />전문가들은 여야가 상대에 바짝 날을 세우는 것도 이와 연관이 있다고 분석합니다.<br /><br />선거를 앞두고 내부 결속력을 키우기 위해 '외부의 적'을 더 부각하고 있다는 것인데요.<br /><br />특히 광역단체장부터, 광역·기초 의원과 시장, 군수, 구청장까지 촘촘히 뽑는 선거인 만큼, 당의 풀뿌리 조직력을 강화하기 위해 '외부의 적을 통한 내부 단합' 전략을 택하고 있다는 분석입니다.<br /><br /> "외부의 적을 설정하고 공격해 내부의 갈등을 수면 아래로 가라앉힐 수 있기 때문에 지금 미래 권력에 대한 (민주당의) 공격이 굉장히 심해진다고 볼 수 있죠. (국민의힘의 경우) 윤석열 당선인이 (국회) 소수파 정권이기 때문에 지방선거에서 이겨야만 그 기세로 민주당과 상대할 수 있는 상황이거든요. 어떤 결속을 해서 민주당과 현 여권에 대항하는 모습을 보인다."<br /><br />실제 여야는 지방선거 채비에 나서며 전열을 정비하고 있습니다.<br /><br />민주당은 김영진 사무총장을 단장으로 한 지방선거기획단을 띄웠고, 국민의힘은 정진석 공천관리위원장에 권성동 인재영입위원장까지 내세워 조기 예열에 들어갔습니다.<br /><br />앞으로 열릴 4월 임시국회에서도 샅바싸움이 치열할 것으로 예상됩니다. 입법사안을 놓고 국회 곳곳에 이미 대치전선이 펼쳐져 있죠.<br /><br />우선 민주당이 현 정부 내 완수를 공언한 검찰개혁과 언론개혁 입법이 주요 뇌관이 될 전망입니다.<br /><br />민주당은 특히 검찰 출신인 윤석열 당선인이 검찰개혁을 무력화하지 못하도록, 입법 장치를 조속히 마련하겠다고 강조했는데요.<br /><br />박홍근 신임 원내대표 역시 부당한 탄압을 막고, 개혁과 견제를 확실히 해내는 '강한 야당'을 만들겠다는 호소를 내세워 새 원내 수장에 올랐습니다.<br /><br /> "앞으로 들어설 새 정부와 여당에 대한 견제와 균형, 원내 제1당으로서 민생과 입법을 주도해야 된다는 무거운 책임감을 먼저 갖습니다. 유능한 민주당, 강한 야당, 민생 중심 정당을 만들겠습니다."<br /><br />여기에 정권 이양을 둘러싼 신경전도 계속될 것으로 보입니다.<br /><br />정부의 조직 개편을 위한 정부조직법 개정안, 그 중에서도 여성가족부 폐지를 놓고 충돌은 불가피할 전망입니다.<br /><br />또한 코로나19 피해 보상을 위한 추경을 놓고도 그 규모와 방식 문제로 샅바싸움이 예상됩니다.<br /><br /> "민생을 외면한 채 문재인-이재명 지키기에 급급해 국회 다수 의석을 흉기로 사용하거나 당리당략을 내세운다면 국민의 더 큰 심판에 직면하게 될 것임을 상기시킵니다."<br /><br />대선 막바지 후보들의 제1화두는 통합이었습니다.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일성도 국민 통합과 협치였습니다. 유권자들이 이 말을 기억하고 있다는 점을, 여야 정치권은 기억해야 할 겁니다.<br /><br />지금까지 여의도 풍향계였습니다.<br /><br />연합뉴스TV 기사문의 및 제보 : 카톡/라인 jebo23<br /><br />(끝)<br /><br />